사람들은 흔히 "AI가 이 글을 썼어요"라고 말합니다.
최근 제가 장문의 아티클을 하나 썼는데, 꽤 많은 사람들이 읽었고, 몇 번이나 "그 글도 AI로 쓰셨어요?"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묘한 위화감을 느꼈습니다. 저는 AI에게 쓰게 한 것이 아니라, 맡긴 것이기 때문입니다.
표현은 약간 다르지만, 그 의미는 완전히 다릅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AI를 활용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질 것입니다.
저는 지금 X(트위터), 장문 아티클, 클라이언트 업무, 운영, 비즈니스 전략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일에 AI를 파트너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업무를 맡길 수 있는 기반은 바로 제 '철학 및 사고 데이터베이스'(이하 철학 DB)입니다. Notion에서 관리하는 제 생각의 외장 기억장치입니다.
다가오는 AI 시대에는 자신의 철학을 외장 기억장치로 만든 사람만이 승리할 것입니다. 최전방에 어떤 AI가 있든, 외장 기억장치를 가진 사람의 결과물은 독특성을 유지합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결과물은 최신 모델을 사용하더라도 평균에 잠식될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철학 DB의 내용, 만드는 방법, 업데이트 방법, 활용 방법까지 모든 것을 적겠습니다.
끝까지 읽으신 분들을 위해 제가 사용하는 철학 DB의 구조 템플릿도 제공해 드립니다. Claude에 로드하면 나만의 전용 철학 DB를 설계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리포스트(Repost) 해주신 분들께 배포해 드릴 예정이니, 부담 없이 받아가세요.
"쓰게 하는 것"과 "맡기는 것"은 다릅니다
조직을 생각해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부하 직원에게 일을 '떠넘기는 것'과 '권한을 위임하는 것'은 다릅니다. 떠넘기는 것은 판단 기준을 공유하지 않고 일을 던지는 것입니다. 그 결과물은 누구의 것도 아니며, 종종 목표에서 빗나갑니다. 권한 위임은 판단 기준을 공유하는 사람에게 일을 맡기는 것입니다. 그 결과물은 위임한 사람의 의지를 반영하며, 위임한 사람의 업적으로 인정받습니다.
AI도 마찬가지입니다.
'AI에게 쓰게 하는 것'은 떠넘기기입니다. "XX에 대해 써줘"라고 프롬프트에 넣고 나온 결과물을 복사해서 붙여넣습니다. 그 결과물은 ChatGPT, Gemini, Claude 중 어떤 것을 사용하든, 누가 하든 거의 비슷합니다. 판단 기준이 'AI 내부의 평균'에만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AI에게 맡기는 것'은 권한 위임입니다. AI가 자신의 철학을 참조할 수 있게 한 후 실행을 맡기는 것입니다. 그 결과물은 자신이 직접 쓴 것과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판단 기준이 자신 안에 있고, AI가 그것을 읽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AI 글쓰기'는 전자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얄팍합니다. 서명만 바꿔도 아무도 모를 그런 텍스트입니다. 이것이 'AI에게 쓰게 한' 텍스트의 본질입니다.
'퍼스널 AI'라는 용어의 얄팍함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쓰게 하는' 것을 넘어 '맡기고' 싶어 합니다. 최근 들어 '퍼스널 AI'나 '페르소나 AI' 같은 용어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보통 이런 식으로 접근합니다:
- 시스템 프롬프트에 "당신은 XX라는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작성
- 말투나 문장 끝맺음을 모방하도록 함
- 과거 트윗을 학습 데이터에 밀어 넣음
- 세부적인 캐릭터 설정을 생성
이것들은 모두 '스타일의 모방'일 뿐, '철학의 계승'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SOUL.md' 같은 설정 방법에 대한 설명글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읽어보면 대부분 AI의 말투, 종결어, 성격, 선호도, 페르소나 설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어떻게 철학을 부여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깊이 다루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표현을 조정하여 '자기다움'에 대한 감각을 만드는 접근 방식입니다. 저는 그렇게 사용하지 않습니다. 표현을 설정해서 AI가 '나처럼 되었다'고 기뻐해도, 출력의 핵심에 자신의 철학이 반영되지 않으므로 순간적인 만족에 그칠 뿐입니다.
스타일은 옷과 같습니다. 벗을 수도 있고, 바꿀 수도 있으며, 날마다 다릅니다.
철학은 뼈대와 같습니다. 벗을 수 없고, 바꿀 수 없으며, 사람을 내면에서부터 세워 줍니다.
옷을 흉내 낸다고 해서 그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뼈대를 포착해야만 그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AI에 '스타일'을 설정하는 것은 단지 옷을 갈아입히는 것에 불과합니다.
'퍼스널 AI'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철학을 언어화하지 않았습니다. 순서가 뒤바뀐 것입니다.
더 나아가, AI 활용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다릅니다. 많은 사람들이 'AI에 작업을 던지는 것'이 AI 활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닙니다. AI 활용은 '전체 운영을 설계하고 그 안에 AI와 인간을 배치하는 것'입니다. AI가 처리할 부분(해결/실행)과 인간이 쥐고 있을 부분(질문/선택/의지)을 분리하여 배치합니다. 이 설계에는 자신의 철학이라는 판단 기준이 필요합니다. 판단 기준이 없는 사람은 배치를 설계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모든 것을 AI에 떠넘기게 됩니다.
AI에 맡기기 전에, 자신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먼저 구조화하세요.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철학을 부여한다는 것은 철학을 외부에 두는 것
그렇다면 자신의 철학을 구조화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할까요?
철학을 '부여'한다는 것을 AI 내부에 무언가를 설치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자신의 철학을 외부에 두는 것입니다. 구조화하여 자신 밖에, 참조할 수 있는 형태로 배치하는 것입니다.
AI는 매번 그것을 읽습니다. 읽은 후에는 해당 철학을 현재 작업에 적용하여 판단을 내립니다. 이것이 바로 '맡긴다'는 것의 의미입니다.
즉, 'AI에게 철학을 부여한다'는 것은 AI에게 무언가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핵심은 자신의 철학을 언어화하여 외부에 두는 것입니다. AI는 단지 그것을 참조하는 장치일 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오해합니다. AI를 조작하면 그 안에 철학이 깃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닙니다. 스스로 언어화하지 않으면 AI에는 아무것도 깃들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글의 주제는 AI 사용법이 아닙니다. '어떻게 철학을 외부에 두고, 구조화하고, 업데이트할 것인가'입니다. AI에 맡기고 싶다면, 철학을 외부에 두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어느 날, 제 글과 AI의 글을 구분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거기까지 할 가치가 있을까?"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잠깐 해보겠습니다.
학생 시절부터 저는 지역 미디어와 여러 블로그를 운영해 왔습니다. 자랑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제 현대 일본어 표준 점수(Dev)는 70점 이상이었습니다. 거의 20년 동안 글쓰기는 생계 수단의 일부였습니다. 조사, 구두점, 글자 수 수준에서 일본어를 꼼꼼히 살피는 습관이 있습니다. 콘텐츠 마케팅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글쓰기 품질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더 까다롭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AI가 제 철학 DB를 참조하여 맡겨서 쓴 텍스트와 제가 직접 쓴 텍스트를 나란히 놓고 읽어 보았습니다.
차이를 구분할 수 없었습니다.
문장의 리듬, 어휘 선택, 구두점 위치, 논증 전개, 강조할 부분과 생략할 부분. 제가 했을 '모든 판단'이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잠시 진지하게 혼란스러웠습니다. "내가 이걸 썼나?"
당연한 결과입니다. 철학 DB에는 철학뿐만 아니라 글쓰기 표현에 대한 규정(피해야 할 표현, 선호하는 문장 종결어, 구두점 리듬, 한자와 히라가나의 비율)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AI는 그것을 읽고 제가 했을 모든 정밀한 검토를 수행한 후 텍스트를 생성합니다.
이때 깨달았습니다. 철학을 외부에 둔다는 것은 그 철학이 글로 어떻게 발현되는지에 대한 규칙도 함께 내보내는 것임을. 그렇게까지 하면 AI가 저를 대신해서 제 글을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지점에 도달하면 인간에게는 단 두 가지 일만 남습니다. 무엇을 쓸지 결정하는 것과 어떻게 쓸지 결정하는 것. 둘 다 의지의 발현입니다. AI는 무엇이든 쓸 수 있지만, '무엇이 쓰여야 하는지'는 결정할 수 없습니다. AI는 어떤 구조든 구축할 수 있지만, '그 구조가 제 질문을 목표에 연결하는지'는 판단할 수 없습니다. 의지는 AI가 닿을 수 없는 영역에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AI에 맡기는 인간은 자신의 의지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철학 DB의 내용
그 목적지를 만드는 장치가 철학 DB입니다. 지금부터는 구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전체 철학 DB를 Notion에서 관리합니다. 구조는 세 가지 계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 총론 페이지

자신의 철학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한 장에 요약한 페이지입니다. AI에 맡길 때, 이 페이지를 먼저 참조하도록 합니다.
제 총론은 네 개의 블록으로 구성됩니다.
[블록 1: 배경 및 형성 경험] 철학이 어떻게 탄생했는지에 대한 배경입니다. 제 경우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 가업을 하는 환경에서 자라며 상업과 경영을 공기처럼 접했습니다.
- 대학에서 회계를 공부했습니다. 숫자를 통해 조직을 바라보는 안목이 이때 형성되었습니다.
- 신입사원으로 컨설팅 회사에 입사했다가 1년 만에 그만두었습니다. '사람의 인생에 책임을 지지 않는 조언'에 위화감을 느꼈습니다.
- 독립하여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장기적으로 함께하는 스타일로 전환했습니다.
배경을 기록하는 이유는 AI에게 철학이 어디서 왔는지에 대한 맥락을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같은 '일을 바라보는 관점'이라도 가업을 접한 사람과 샐러리맨 가정에서 자란 사람은 내용이 다릅니다. 자신의 기원을 기록하지 않으면 철학이 공중에 뜨게 됩니다.
배경이 없으면 AI는 '평범한 컨설턴트의 텍스트'를 씁니다. 독특성은 사라지고, 누구나 쓸 수 있는 텍스트가 됩니다. 이것이 AI에 맡길 때 가장 흔한 실패 패턴입니다.
저는 또한 '영향을 받은 사람과 작품'도 여기에 씁니다. 제 경우 에리히 프롬, 아리스토텔레스, 아타카 카즈토, 미스터 칠드런이 있습니다. 누구의 말에 영향을 받았는가는 철학의 근간입니다. 이것을 기록하지 않으면 AI는 '일반 상식으로서 안전한 참고 자료'를 임의로 보충합니다. 그 결과 자신과 가장 거리가 먼 텍스트가 만들어집니다.
[블록 2: 특성 데이터] 자신의 인지 특성과 행동 경향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입니다.
- StrengthsFinder 상위 5개: Individualization, Achiever, Command, Strategic, Activator
- MBTI: ENTJ
- 사고 습관: 추상이 앞서고, 구체적인 내용은 나중에 채워짐
- 행동 습관: 빠른 판단, 기다리지 못함, 남에게 위임하기 전에 직접 실행
이것을 기록하면 AI가 제안의 세분화 수준을 맞출 수 있습니다. "Activator 점수가 높기 때문에 달리면서 생각하는 스타일이 잘 맞습니다"와 같이 특성에 기반한 제안을 반환합니다.
특성 데이터가 없으면 AI는 '모든 사람을 위한 둥근 제안'을 합니다. "먼저 계획을 세우고, 시작하기 전에 이해관계자와 합의를 구축합시다"와 같이 옳지만 자신에게 맞지 않는 조언을 반환합니다. 움직일 수 없는 사람의 텍스트가 됩니다.
[블록 3: 핵심 철학의 기둥] 소중히 여기는 가치관과 세계관의 기둥들입니다.

- 일은 자기 실현의 수단입니다. 생계비를 버는 수단이 아닙니다.
- 출발점은 항상 현대 사회에 대한 위화감입니다.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부터 의문을 제기하세요.
- 기술과 인간 의식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마십시오. 둘은 불가분의 관계로 진화합니다.
- 행복보다 의미를 우선시하십시오. 행복은 상태이고, 의미는 방향입니다. 방향 없는 행복은 빠르게 무너집니다.
- 긴 시간 축에서 인간 진화를 바라보십시오. 10년 단위로 생각하면 오늘의 결정이 바뀝니다.
이것이 철학 DB의 핵심입니다. AI가 판단을 내릴 때, 궁극적으로 여기를 참조합니다.
핵심 철학이 없으면 AI는 '최대 공약수 진리'만 반환합니다. 누구도 반대할 수 없지만, 누구도 흥분하지 않는 텍스트입니다. 이것이 세상에 넘쳐나는 'AI 아티클'의 본질입니다.
[블록 4: 실천 논리] 핵심 철학을 현실 세계의 판단으로 어떻게 변환할지에 대한 규칙 모음입니다.
- '개성화'는 시대의 화두입니다. 개성화는 AI에 의해 민주화됩니다.
- 따라서 모든 사람을 위한 제품보다 각 개인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만드십시오.
- 그러나 물리적 존재와 철학적 세계관을 업데이트할 수 있는 것은 인간뿐입니다. 이것을 아웃소싱하지 마십시오.
- 단기적 효율성보다 장기적 의미를 우선시하는 판단을 기본값으로 하십시오.
철학만 있으면 판단해야 할 때 '그래서 어떻게 움직이지?'를 알 수 없습니다. 실천 논리를 기록하면 철학이 행동으로 직접 연결됩니다. AI에 판단을 맡길 때, 이것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출력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실천 논리가 없으면 AI의 출력은 '거창한 말은 하지만 행동하지 못하는 사람'과 같습니다. 철학에 대해 이야기할 수는 있지만, 내일 무엇을 해야 할지는 말하지 않습니다. 읽기에는 좋지만 아무것도 남지 않는 텍스트입니다. 이것이 가장 낭비적인 실패 패턴입니다.
덧붙여 저는 이 블록에 '글쓰기 표현 규정'도 기록합니다. 피해야 할 표현, 선호하는 문장 종결어, 구두점 리듬, 한자와 히라가나 비율, 인용 에티켓. 철학을 글로 옮기기 위한 규칙 세트입니다. 이 정도까지 기록하면 AI의 출력이 표현 수준에서 자신의 것이 됩니다. 서두에서 언급한 '내가 직접 쓴 것과 구분할 수 없는' 현상은 이렇게 많이 기록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많이 기록할수록 AI는 더 당신이 됩니다.
이 네 가지 블록이 총론입니다. 한 페이지에 들어맞지만, 각 블록은 상당한 깊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 총론은 현재 약 원고지 20매 분량입니다.
2. 개별 데이터베이스

총론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데이터베이스 모음입니다. '일관', '가족관', '기술관', '삶과 죽음관', '조직관' 등 주제별로 나누어진 철학 DB입니다.
총론만으로는 너무 추상적이어서 AI가 구체적인 작업으로 분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 개별 데이터베이스도 함께 참조하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X 게시물에 '일'에 대해 쓸 때는 총론과 '일관' 개별 데이터베이스를 세트로 읽도록 합니다.
개별 데이터베이스는 약 10~20페이지입니다. 주제가 늘어날 때마다 새 페이지를 만듭니다.
3. 업데이트 이력 페이지

총론이 업데이트될 때마다 쌍으로 기록하는 페이지입니다. 언제, 무엇을, 왜 변경했는지.
이것이 없으면 철학은 '어느새' 변해 있습니다. 그런 것은 철학이 아니라 단지 기분의 흐름일 뿐입니다. 업데이트 이력을 유지하면 철학의 변화를 시간순으로 볼 수 있습니다. 6개월 전의 자신과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 계층의 Notion 템플릿을 글 말미에 배포하겠습니다.
업데이트 방법
지금까지는 구조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구조만 만든다고 철학 DB가 살아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상적인 운영을 통해 계속 업데이트하지 않으면 곧 과거의 유물이 됩니다.
업데이트 흐름은 두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먼저 자료를 수집합니다. 다음으로 AI와 함께 파고듭니다. 이 순서가 중요합니다. AI부터 시작하려고 하면 아무것도 나오지 않습니다. 자료 없이 AI에게 "내 철학을 추출해 줘"라고 요청하면, AI는 가지고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일반론만 반환할 수 있습니다.
순서를 따르세요. 자료가 먼저, AI는 나중입니다.
자료 수집: 채팅 도구, 녹음 데이터, 솔직한 대화
철학은 앉아서 쓰려고 할 때 나오지 않습니다. 반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어 나옵니다. 따라서 첫 번째 단계는 '준비되지 않은 자신'이 남아 있는 장소를 모으는 것입니다.
저는 네 가지 유형의 자료를 사용합니다:
1. 개인 채팅 도구
편하게 지내는 사람과의 LINE 또는 개인 DM은 진심의 보고입니다. 저는 일주일에 한 번 최근 로그를 내보냅니다. 특히 업무 파트너보다 친구, 가족, 오랜 지인과의 상호작용이 효과적입니다. 거기서는 가식 없이 이야기하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철학적 경향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LINE이 아니어도 Messenger, Discord, 개인 DM 등 무엇이든 괜찮습니다.
2. 업무 채팅 도구 음성 로그
저는 업무 팀과 Slack을 사용합니다. 부하 직원이나 동료에게 보내는 메시지, 특히 판단을 전달하는 메시지는 철학의 집합체입니다. "나는 이렇게 하겠다", "나는 이렇게 하지 않겠다", "이런 이유로"라고 쓴 게시물을 한 달에 한 번 로그로 수집합니다. 일상적인 판단의 축적은 당신의 판단 기준을 가장 정확하게 나타냅니다. Slack, Teams, Chatwork 등 무엇을 사용하든 마찬가지입니다.
3. 사람과의 솔직한 대화
신뢰하는 사람과 이야기하다 보면 "아, 지금 중요한 말을 했구나"라고 느끼는 순간이 있습니다. 현장에서 녹음할 수 있다면 가장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같은 날 안에 "아까 그 대화에서 나온 내용"에 대한 독백을 남깁니다. 이것은 자료로서 밀도가 가장 높습니다.
4. 녹음 데이터
움직이거나 걸으면서 생각나는 것을 오디오로 녹음합니다.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혼잣말로 이야기합니다. 말을 하면 글을 쓸 때보다 더 빨리 나옵니다. 쓰려고 하면 준비하게 되지만, 말하면 그냥 나옵니다. Notta, 음성 메모 등 무엇이든 괜찮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Zoom이나 인터뷰의 녹음 데이터, 음성 메시지 로그도 자료가 됩니다.
이러한 자료들을 '철학 자료' 같은 폴더에 계속 쌓아 둡니다. 나중에 정리하면 됩니다. 일단 계속 쌓기만 하세요.
AI로 파고들기: Claude가 읽고 추출하도록 하기
자료가 쌓이면 다음 단계는 AI가 그 자료를 파고들게 하는 것입니다.
제 방법은 이렇습니다. 자료를 Claude에 주고 다음과 같은 프롬프트로 질문합니다:
이 발언과 텍스트를 읽고 제 철학과 관련된 부분을 추출해 주세요. 다음을 추출해 주세요:
- 반복해서 나타나는 지속적인 집착 - 강한 위화감의 대상 - 판단 시 사용하는 기준 - 일반론에서 벗어난 관점
추출 결과를 제 총론 페이지 구조(배경, 특성, 핵심 철학, 실천 논리)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와 함께 알려주세요.
이렇게 질문하면 Claude는 "최근 OO에 대해 XX라는 기준으로 판단하고 계십니다. 이것은 '핵심 철학의 기둥'의 XX에 추가할지, 새로운 기둥으로 설정할지 판단해야 합니다"와 같은 출력을 반환합니다.
AI는 직접 읽었을 때는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향을 구조화하여 보여줍니다. 이것은 효과적입니다.
다시 기록하기: 총론 및 개별 DB에 추가, 업데이트 이력에 기록
AI와 함께 파고들어 나온 결과를 총론이나 개별 DB에 다시 기록합니다. 다시 기록하지 않으면 대화 속에 묻혀 다시는 참조되지 않습니다.
제가 다시 기록할 때 항상 하는 일:
- 관련 블록(배경 / 특성 / 핵심 철학 / 실천 논리)에 추가
- 업데이트 이력 페이지에 '언제, 무엇을, 왜, 그리고 계기'를 세 줄로 기록
업데이트 이력은 세 줄이면 충분합니다. 무엇이 변경되었는지, 왜 변경되었는지, 계기는 무엇이었는지. 이것만 남겨두면 나중에 철학의 변화 과정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항상 총론과 업데이트 이력을 한 쌍으로 움직이십시오. 저는 이것을 절대 규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보너스: AI 대화 자체를 자료화하기
Claude와 깊은 대화를 나눌 때, 대화 중에 자신의 철학이 저절로 깊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Claude가 던지는 질문에 답하면서, 그때까지 언어화할 수 없었던 것들이 말이 됩니다.
이 대화 자체도 자료가 됩니다. 대화가 끝날 때 "이 대화에서 나온 제 철학과 관련된 부분을 요약해 주세요"라고 요청하면 Claude가 추출해 줍니다. 그러면 다시 기록합니다.
실제로 맡기는 방법
구조가 만들어졌고, 업데이트 메커니즘이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결과물을 내는 단계입니다. 사용하기만 하면 됩니다. 제가 작업을 맡기는 세 가지 방법을 적어 보겠습니다.
X 게시물 운영: 철학의 조각을 내보내기
가장 가벼운 사용법부터 시작합니다. 저는 X 게시물 운영을 다섯 명의 Claude 에이전트에게 분담합니다.
- 에이전트 1: 철학 DB에서 오늘의 게시물 주제 시드를 선택
- 에이전트 2: 시드를 게시물 초안으로 확장
- 에이전트 3: 스타일 다듬기
- 에이전트 4: 글자 수 조정
- 에이전트 5: 최종 확인
다섯 명 모두 동일한 철학 DB를 참조합니다. 판단 기준이 공유되므로, 결과물인 모든 게시물 초안은 '제 철학의 조각'이 됩니다.
제가 하는 일은 단 한 가지입니다. 결과물인 게시물 초안 중에서 선택하고, 필요하면 미세 조정한 후 게시합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철학 DB가 없었다면 다섯 에이전트는 각자 다른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결과물인 게시물 초안은 제 철학과 무관한 일반론의 집합체가 되었을 것입니다. 'AI 게시물은 얄팍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대개 이 상태입니다.
장문 아티클 작성: 철학을 체계적으로 확장하기
다음은 더 무거운 사용법입니다. 장문 아티클의 경우 주제와 방향만 결정하고 Claude Code가 작성하도록 합니다.
구체적인 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 Claude에게 주제와 쓰고 싶은 3~5가지 포인트를 전달합니다.
- 철학 DB의 관련 페이지(총론 + 관련 개별 DB)를 참조하도록 합니다.
- 지시: "이 철학을 바탕으로, 이 독자를 위해, 이 분량으로 작성해 주세요."
- 첫 번째 초안을 읽고 논증 흐름이 약한 부분을 지적합니다.
- 관련된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포함시킵니다(중요).
- 수정을 3~4회 반복합니다.
- 마지막으로 직접 문장 끝맺음을 조정하여 완성합니다.
핵심은 먼저 철학 DB를 참조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것의 유무에 따라 첫 번째 초안의 품질이 약 두 단계 정도 차이납니다. 참조하지 않으면 결과물은 인터넷에 흔한 일반론의 덩어리가 됩니다. 참조하면 제 판단 기준으로 쓰여진 텍스트가 됩니다.
단순히 '글쓰기 품질이 향상되는' 것만이 아닙니다. 판단의 주체가 AI에서 자신으로 바뀝니다. 이것이 바로 '맡긴다'는 것의 의미입니다.
비즈니스 전략: 철학에서 미래를 시작하기
마지막으로, 가장 깊은 사용법입니다.
저는 최근 시작한 새로운 비즈니스의 컨셉을 구체화하기 위해 Claude와 함께 작업하고 있습니다. 방법은 이렇습니다:
- 전체 철학 DB를 참조하도록 합니다.
- 함께 생각하도록 합니다: "이 철학을 가진 사람은 이 시대에 어떤 비즈니스를 시작해야 할까?"
- 결과물인 아이디어를 하나씩 꼼꼼히 검토합니다: "이것이 철학과 일치하는가?" "이것에 위화감이 있는가?"
이렇게 하면 AI에서 나오는 아이디어가 처음부터 제 철학과 일치합니다. '수익성은 좋아 보이지만 나에게 맞지 않는 비즈니스' 같은 노이즈는 나오지 않습니다.
비즈니스 전략은 개인의 세계관, 시간 축, 인간관이 모두 드러나는 작업입니다. 따라서 철학 DB 없이 AI에게 생각하게 하면 평균적인 '현재 유행하는 비즈니스 아이디어'만 나옵니다. 그것을 채택하면 자신의 삶을 평균에 넘겨주는 것입니다. 철학 DB는 여기서 결정적으로 효과적입니다.
실행 순서
"나도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신 분들을 위해 첫 단계를 적어 보겠습니다. 비즈니스 전략까지 가지 않더라도 X 게시물 수준부터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습니다.
1단계: Notion에 '철학 DB'라는 페이지를 만듭니다. 안에 '총론', '개별 데이터베이스', '업데이트 이력'이라는 세 개의 페이지를 만듭니다. 제가 글 말미에 배포할 템플릿을 사용하면 순식간에 끝납니다.
2단계: 자료 수집하기. 첫 주에는 프라이빗 채팅 도구와 업무 채팅 도구에서 로그를 대략적으로 모으세요. 가까운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우선시하세요. 동시에 "요즘 집중하고 있는 것"이나 "요즘 머릿속에 맴도는 것"에 대해 약 30분 분량의 오디오를 녹음하세요.
3단계: Claude가 수집된 자료를 읽고 그 자료에서 내용을 추출하게 하세요. 추출된 부분을 대략적으로 적으면서, 일반 이론의 네 가지 블록(배경, 특성, 핵심 철학, 실천 논리) 중 어디에 들어맞는지 정리하세요. 처음에는 각 항목당 10줄 정도면 충분합니다.
4단계: Claude에게 어떤 일을 맡겨보세요. X 게시물일 수도 있고, 이메일 답장일 수도 있습니다. 철학 DB를 참고한 후 작성하게 하세요. 결과물이 "당신스러운지" 확인해보세요.
5단계: 불편함이 있다면, 그 불편함의 본질을 언어화하여 일반 이론이나 개인 데이터베이스에 추가하세요. 또한 업데이트 내역에 쌍(pair)으로 기록하세요. 이 과정을 반복하세요.
첫 번째 일반 이론은 10줄이면 됩니다. 완벽을 추구하면 쓸 수 없습니다. 엉성하게 시작하고, 운영하면서 키워나가세요. 이것이 정답입니다.
프론트엔드 AI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지금까지 계속 Claude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Claude를 가정하고 실행 순서를 적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프론트엔드 AI는 무엇이든 될 수 있습니다.
ChatGPT, Gemini, 또는 Claude — 원하는 것을 사용하세요. 이것이 제 솔직한 생각입니다.
본질은 외부 메모리이기 때문입니다.
철학 DB라는 외부 메모리를 가진 인간이 어떤 AI를 참고하느냐? 그게 전부입니다. 프론트엔드는 교체 가능합니다. 내년에 더 나은 모델이 나오면 갈아탈 것입니다. 그 다음 해에 더 좋은 모델이 나오면 또 갈아탈 것입니다. 기반이 동일하다면, 전환 비용은 거의 0에 가깝습니다.
왜일까요? AI가 건드릴 수 없는 것은 "의지"이기 때문입니다. AI는 원하는 만큼 많은 후보 질문을 나열할 수 있고, 원하는 만큼 많은 텍스트 쓰기 패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AI는 "어떤 질문에 베팅할지" 또는 "어떤 판단 기준에 따라 어떤 것을 선택할지" 결정할 수 없습니다. 의지는 오직 인간에 의해서만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의지를 활성화하려면 근거가 필요합니다. 그 근거가 바로 철학 DB라는 외부 메모리입니다.
반대로, 외부 메모리가 없는 인간은 프론트엔드 AI에 의존하게 됩니다. "ChatGPT 없이는 글을 쓸 수 없어" 또는 "Claude여야만 해" 같은 상태가 됩니다. 이것은 AI에 의존하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철학을 외부에 두지 않았기 때문에 의존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뿐입니다.
현재 AI 업계에서는 새로운 모델이 나올 때마다 엄청난 소란이 일어납니다. 사람들은 성능 벤치마크 수치에 크게 기뻐하거나 슬퍼하며, 누가 1위를 차지했는지에 열광합니다. 모두가 프론트엔드를 쫓고 있습니다.
저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어떤 모델이 나오든, 제가 하는 일은 변하지 않습니다. 철학 DB를 참고하게 하고 작업을 맡깁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프론트엔드가 바뀌더라도 기반이 동일하다면 결과물은 동일한 "제 글"이 될 것입니다.
이 사실을 깨닫게 되면, AI 관련 정보 소비에서 자유로워집니다. 최신 모델의 미세한 차이점을 쫓을 필요가 없습니다. 누군가 출시하는 모든 새로운 기능에 반응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발표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기반을 다지는 데만 시간을 쓸 수 있습니다.
앞으로 프론트엔드 AI는 계속 진화할 것입니다. 성능 격자는 곧 좁혀질 것이며, 어떤 것을 사용하든 거의 비슷한 결과물이 나올 것입니다. 그때 차별화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외부 메모리입니다. 자신의 철학을 얼마나 깊고, 구조적이며, 참조 가능한 형태로 외부에 두었는가. 이것이 차이를 만드는 부분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AI를 사용할까"가 아닙니다. "당신은 어떤 종류의 외부 메모리를 가지고 있는가?" 이것이 진정한 질문입니다.
철학은 쓸수록 자신의 것이 된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철학 DB를 만드는 것은 AI에게 작업을 맡기기 위한 준비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자신의 철학을 언어화하여 외부에 두는 그 작업 자체가 당신의 철학을 훈련시킵니다. 쓰기 전에는 모호했던 것들이 쓰면서 윤곽을 갖추게 됩니다. 쓰는 동안 모순을 발견하고, 정리하고, 다시 씁니다. 이 반복을 통해 철학은 더 깊어집니다.
AI에게 작업을 맡길 수 있게 되는 것은 덤입니다. 핵심은 자신의 철학을 명확하게 갖출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AI에게 철학을 부여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AI에게 무언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철학을 언어화하는 행위 그 자체입니다. AI는 단지 외부에 두도록 동기부여를 주는 장치일 뿐입니다.
맡기기 위해 쓰세요. 쓰는 것은 철학을 훈련시킵니다. 훈련된 철학으로 더 깊이 맡길 수 있습니다. 맡기면, 다시 쓰고 싶어질 것입니다.
AI 시대에는, 자신의 철학을 외부 메모리로 전환하는 사람만이 승리할 것입니다. 이것은 과장된 문구가 아닙니다. 앞으로 몇 년 안에 실제로 그렇게 될 것입니다.
제가 사용하는 철학 DB의 구조 템플릿을 인용 리트윗이나 리포스트를 해주시는 분들께 공유해드립니다. 팔로우하시고 댓글로 알려주세요. Claude와 Notion에 로드하면, 자신만의 전용 철학 DB를 설계하도록 안내해주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여러분의 철학이 외부 메모리가 되는 첫걸음입니다.





